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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죄이 책은 국가의 죄와 과거 청산에 관한 8개의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베른하르트 슐링크는 1944년 독일 출생의 법학자이다. 영화 책 읽어주는 남자의 작가가 법학자였다니. 책의 제목만 보고 엄청 두꺼울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200쪽 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매우 어려운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번역자가 주석으로 달아둔 독일의 특수한 시대 배경이나 역사 용어를 이해하는 게 더 어려웠다. 저자는 20여 년에 걸쳐 이 책을 계속하여 썼다고 한다. 저자는 1960년대와 70년대 학창시절에 이 주제를 알고, 1980년대에 미국에서 머물렀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외국에서 처음으로 독일인으로서의 자신을 발견했고 받아들였다고 한다. 과거의 죄를 지닌 국가에서 태어나면 어떤 느낌일까? 매우 복잡하다. 게다가 독일은 동독과 서독으로 분리되었다가 통일이 되기도 했으니 더 복잡하다. 마지막으로 법은 일반인의 상식으로 통하지 않는 면이 많다. 이 책은 법학자로서 과거의 죄를 다루기에 다가가기 어렵다. 첫 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법학자에게 죄는 비난가능성을 의미한다. 성인에게는 규범에 적합한 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고, 청소년에게는 제한적이며, 어린아이게는 결여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13세까지는 책임능력이 없어 형사책임을 지지 않고, 14세에서 17세까지는 책임능력이 있으며 행위자 개인의 성숙도에 따라 형사책임을 진다. 2015년 하반기에 발생한 캣맘 벽돌사건의 초등학생 피의자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된다. 그렇다면 국가가 혹은 국가의 명령을 받은 개인이 과거에 저지른 죄는 어떻게 법적인 처벌을 받을까? 법과 역사를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책이다.
국가가 혹은 집단이 저지른 ‘과거의 죄’는 다음 세대에
그리고 그 이후 세대에 어떠한 상처와 책임, 과제를 남겨주는가
나치, 구동독 시대 범죄의 법적 도덕적 책임을 명확한 언어로 풀어낸 작품. _디 차이트
왜 독일은, 아니 왜 독일만이 과거의 죄를 인정하고 법적으로 청산하고자 하는가.
전후 1세대 독일 법조인의 진솔하고 치열한 기록
영화 [더 리더]의 원작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책 읽어주는 남자 의 작가 베른하르트 슐링크. 2014년, 한국 최초의 국제문학상인 박경리 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방한한 그에게 쏟아진 질문들은 한결같았다. 독일의 과거사 문제에 천착하는 동인은 무엇이며, 그것은 독일인의 역사의식과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인가. 즉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국가로서 이례적으로 과거사 문제에 열중하는 독일만의 독특한 인식, 태도에 대해, 그리고 그것이 얼마만큼의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독일인인 그의 입을 통해 직접 확인하고 싶어 했던 것이다.
문학상 수상을 위해 방문한 작가에게 어쩌면 무례하게 비칠 수 있었던 그 질문들에 대해 슐링크는 시종일관 진솔하고 신중한 태도로 답변을 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듯이 그는 독일인이며, 이 책 과거의 죄 를 통해 말했듯이 외국인들의 그러한 질문과 시선을 통해 독일인으로서의 자신을 자각하고 법학자로서 이를 법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작가적 명성에 가려 흔히 간과하게 되지만, 그는 나치 정권의 과오를 법적으로 청산하기 위해 노력했던 전후 세대의 대표적 법조인이자(슐링크는 1987년부터 2006년까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역임했다), 지난 20여 년간 본 대학, 프랑크푸르트 대학, 훔볼트 대학 등 독일 내 주요 대학에서 다음 세대를 이끌었던 법학자이기도 하다.
과거의 죄 는 그런 그가 먼저 독일인으로서, 법학자로서, 나아가 다음 세대에 질문이 아닌 답변을 주어야 하는 기성세대로서 고민하고 노력했던 기록들이다.
서문
1장 집단죄?
2장 법치국가와 혁명적 정의
3장 참을 수 없는 과거?
4장 법에 의한 과거 청산
5장 과거의 현존
6장 국법학의 무능을 애도해야 하는가?
7장 1970년 여름, 작은 과거의 작은 청산
8장 용서와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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